이곳에 영화에 대해 리뷰를 쓰자면 제일 먼저 쓰고 싶었던 영화는 바로 암살이다.
암살은 2015년 7월 22일에 개봉한 한국영화로 상영시간이 139분이 되는 영화이다. 총 관객수는 최종 12,705,783명으로 국내 상영 영화 역대 11위의 흥행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당시 개봉일에 맞춰 영화관에 가서 보고 난 후 몇 번을 다시 보고 또 보았던 기억이 있는 영화다. 지금도 심심한데 뭐 볼 것이 없나 하면서 시청을 누르게 되는 영화가 바로 암살이다. 이제는 암살의 한 장면이 나오면 대사까지 바로 기억날 정도이다. 내가 암살이라는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를 딱히 한마디로 정의할 순 없지만 각각의 캐릭터가 특색이 있고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도 유머를 갖추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암살은 일제강점기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친일파 암살 작전을 소재로 삼은 영화로 1932년 3월에 실제로 있었던, 조선 총독인 일본 육군 대장 우가키 가즈시게의 암살 작전을 모티브로 제작되었다고 한다.
이 영화에서 눈여겨볼 점은 바로 독립운동사에서 상대적으로 과소평가되었던 김원봉을 비중 있게 다루었다는 점이다. 실제 김원봉은 그 업적에 비교해 엄청난 과소평가를 받고 있었기 때문인데 나 역시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 김원봉이라는 인물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이 영화에서 김원봉을 연기한 조승우 배우의 연기는 인상 깊다.. 선생께 전하시오. 나 밀양사람 김원봉이오. 라며. 등장하는 모습은 내가 뽑는 인상 깊은 장면 중 하나다.
영화는 초반부터 인상적이다. 친일파 강인국의 처 안성심은 독립운동가이다. 그녀는 염석진을 숨겨준 것을 남편에게 들킨 후에도 당당한 태도로 일관한다. 최후의 순간에까지 내가 왜 자네 앞에서 눈을 감아야 하나는 말을 남기며 영화의 초반을 멋지게 장식한다.
그 후 시간이 흘러 암살 작전을 위해 하여금 인원을 모으게 하면서 김원봉과 김구가 만나는 장면이 나온다. 그리고 염석진으로 하여금 이들을 데려오도록 하니 이들이 바로 안옥윤과 황덕삼, 속사포라는 인물들이다. 이들은 미라보 여관에서 만나기로 하는데 밀정이었던 염석진은 이 정보를 일본에 넘기지만 정보보다 빨리 만나고 헤어진 덕분에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 이때 미라보 여관에서 하와이 피스톨과 안옥윤의 첫 만남이 재미있게 그려진다. 이 일로 김구는 염석진을 의심하게 되는데 이를 미리 엿들은 염석진이 퍼포먼스를 펼치며 위기를 모면하지만 자신의 정체를 동료들에게 들키자 그들을 살해하기에까지 이른다.
그 후 경성에 도착한 이들은 카와구치 장군과 강인국을 암살하기 위해 작전을 계획하고 그 과정에서 안옥윤과 쌍둥이 언니 미츠코를 만나게 되며 자신의 아버지가 누구인지를 알게 된다.. 하와이 피스톨과의 대화를 통해 자신의 독립운동에 대한 의지를 밝히는데 이때의 대사는 정말 인상적이다.
“우리 만주에선 지붕에서 물이 새거나 벽이 부서져도 고치질 않았어. 곧 독립이 되면 고향으로 돌아갈 텐데 뭐 하러 고치겠어. 둘을 죽인다고 독립이 되냐고? 모르지. 그렇지만 알려 줘야지. 우린 계속 싸우고 있다고.”
독립을 위해 계속 싸운다는 것을 알려준다는 것은 어쩔 때는 무모한 것처럼 보일 때가 많겠지만 그것을 포기한다면 상황은 더 나아지지 않을 것임을 말해주는 듯했다.. 그리고 당시 사람들의 독립에 대한 염원을 엿볼 수 있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병원을 나오던 하와이 피스톨과 영감은 카와구치 대위와 다시 마주치며 카와구치 대위는 그에게 결혼식 날 특별경호를 부탁한다. 이야기를 나누던 중, 한 조선인 소녀가 그들의 옆을 달려가다 카와구치 대위와 부딪히게 되는데, 열 받은 카와구치 대위는 소녀를 냉정하게 쏴 죽이는 장면이 나온다. 이 장면은 볼 때마다 제대로 눈뜨고 보기가 힘든 잔인한 장면이다. 하지만 당시에 이런 일이 실제로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너무 무섭고 끔찍했다.
한편 안옥윤은 언니 미츠코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뒤이어 온 강인국에게 언니 미츠코가 살해당하는 장면을 보며 충격을 받는 것도 잠시 택시를 타고 미츠코 행세를 하며 강인국의 집으로 향한다. 미츠코의 방으로 들어온 안옥윤은 미츠코의 사진과 웨딩드레스를 보며 오열한다. 자매간의 찰나의 만남과 이별의 안타까움이 절정에 이르는 장면이다. 다음날 아침에 하와이 피스톨과 카와구치 대위가 강인국의 저택에 찾아오고, 안옥윤은 미라보 여관을 언급하며 하와이 피스톨에게 자신이 안옥윤 임을 은밀히 알린 후 대화하는 장면이 은근 재미를 주었다.
그리고 속사포와 통화 중이었던 마담은 발각되어 연행될 위기에 처하자 외투를 입고 오겠다고 말한 후 방으로 들어가 속사포에게 작전을 성공시키라는 말과 함께 이것이 마지막 통화가 될 것 같네요라고 말한 후 권총 자살하는 장면도 인상적이다. 긴장된 마음을 억누르기 위해 손을 떨면서 담배를 입에 무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아마 많은 관객들이 함께 긴장했을 것이다.
그 후 결혼식장에서 암살작전에 성공하게 되지만 결국 속사포와 하와이 피스톨, 영감은 죽음을 맞이한다. 해방 후, 염석진의 재판 후 시장을 걷다가 발견한 미츠코를 따라가서 발견한 명우를 발견하고 그 뒤에 안옥윤이 나타나면서 1616년 전 임무를 수행하며 염석진을 처단한다. 영화를 보는 내내 염석진 때문에 답답했던 관객들의 속을 시원하게 뚫어주는 장면이었다. 참고로 "왜 동지를 팔았나?"라고 묻는 안옥윤의 말에 염석진이 "해방될 줄 몰랐으니까."라고 말하는데 이는 실제로 시인 서정주가 반민특위에서 "왜 친일행위를 했냐"라고 묻는 말에 "이렇게 일찍 해방될 줄 몰랐으니까"라고 했다고 한 데서 유래한다고 한다.
그리고 또 한 가지 흥미로운 것으로는 전지현의 극 중 이름 '안옥윤'은 안중근/윤봉길/김상옥 3명의 독립의사 이름을 한 글자씩 따서 만든 것이라고 한다.
영화 암살에 대해 쓰다 보니 정말 할 말도 많고 되짚어볼 장면도 많았다. 인상적인 장면만 적어야지 했는데 그런 장면이 너무 많다니...! 역시 내가 좋아하는 영화긴 한가보다.ㅎㅎ 마지막으로 독립운동을 위해 힘쓴 많은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잊지 말고 그분들께 부끄럽지 않은 후손이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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