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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영화

영화 [옥자 / Okja] (2017년, 봉준호 감독)

by Erinnerung_ 2021. 1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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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인생에 영향을 준 영화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이런 질문에 바로 대답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나는 어떠한가 생각해보면 답이 잘 나오지 않았다. 이런 질문을 받으면 뭐라고 해야 할까? 나도 아직 뭐 하나를 꼽기에는 애매하지만 최근에 본 영화 중에는 옥자가 있다.

옥자는 봉준호 감독님의 2021년 629일에 개봉한 러닝타임 120분의 12세 관람가 영화이다.

 

영화 옥자에 대해 간략히 이야기해보자면 강원도 산골 소녀 미자와 슈퍼돼지 옥자 앞에 미란도 회사의 직원이 나타나 옥자를 슈퍼돼지 콘테스트의 우승자로 선정하며 미자 몰래 옥자를 데리고 가버린다. 이를 알게 된 미자는 옥자를 구하기 위해 서울로 향하고 그 과정에서 동물해방전선(Animal Liberation Front)'이라는 조직의 사람들과 만난다. 이들은 미자에게 미란도 회사의 유전자 조작 실험을 중지시키기 위해 실험실 내부를 찍은 영상이 필요하다며 미자의 동의를 구한다. 거절의 뜻을 밝힌 미자였지만 케이는 작전이 중지되는 게 싫어서 작전에 동의했다고 거짓으로 통역을 했다. 그렇게 미자는 미란도 회사를 따라 뉴욕으로 가게 되고 콘테스트가 시작된다. 그곳에서 잡혀간 옥자를 구하기 위해 슈퍼 돼지로 돼지고기를 생산하는 공장 가서 할아버지가 산 비싼 순금 금돼지를 이용해 옥자를 사온다. 공장에서 풀려난 미자와 옥자는 어린 돼지 한 마리를 함께 구해 돌아온다. 다시 강원도 산골에서 평화롭게 살아가는 미자와 옥자, 새끼 슈퍼 돼지, 할아버지의 모습으로 영화는 끝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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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님의 영화 중에 괴물과 설국열차를 특히나 재미있게 보았지만 옥자를 본 후 나는 봉준호 감독님의 영화 중에서 이 작품을 가장 좋아하게 되었다. 너무 뒤늦게 옥자를 보게 된 것이 아쉬울 정도로 내 인생에 큰 영향까지는 아니겠지만 적어도 나의 시선을 바꿔준 영화라고 말하고 싶다. 옥자를 보고 나서 내가 가장 먼저 한 일은 바로 채식에 대해 찾아보는 것이었다. 그 전에도 채식이 무엇인지 얼핏 알고는 있었지만 더 정확히 알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 중 많은 부분이 가축에서 나오며 그렇기에 우리는 육류 소비를 줄여야 한다고 하지만 당장 와닿지는 않았었다.

 

영화에서 보면 공장 안에서 슈퍼 돼지를 쏴 죽이고 식품으로 제조하는 모습이 나온다. 그 장면이 너무나 충격적이어서 옥자를 본 후 나는 함부로 육식을 하기가 싫어졌다. 그렇다고 해서 채식을 하느냐고? 그것은 아직 자신이 없다. 하지만 적어도 노력해보려고 하는 쪽으로 바뀌었다. 완전한 비건이 될 자신은 없지만 가능한 비건이 될 용기는 있다. 더불어 계란을 사는 경우에도 동물복지 계란인지를 확인하고 그것만 사고 있다. 한 푼이 아쉬운 자취생이지만 당장의 싼값에 타협할 마음은 없다. 그것이 영화 옥자를 관람한 관객으로서의 예의가 아닐까 싶기 때문이다. 우리에 갇혀있던 슈퍼 돼지들이 어린 돼지 한 마리를 우리 밖으로 탈출시키고, 옥자는 그 돼지를 숨겨서 공장을 탈출하는 장면이 나온다. 영화에서 가장 슬픈 장면이었던 것 같다. 다른 슈퍼 돼지들이 총에 맞아 죽는소리와 슈퍼 돼지들이 슬프게 울부짖는 소리에 마음이 무거워졌다. 앞으로 사람들과 동물, 그리고 지구가 함께 건강한 길로 나아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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