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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영화

영화 [집으로... / The Way Home] (2002년, 이정향 감독)

by Erinnerung_ 2021. 1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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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에 영화 집으로 가 업로드된 것을 알고 계시나요? 어찌나 반가운 마음이 들던지 오랜만에 다시 한번 영화를 보았습니다.

 

 

 

영화 집으로는 200245일에 개봉한 이정향 감독님의 영화입니다. 2002년이라니 정말 아마득한 옛날 같습니다.ㅠㅠ

영화는 엄마를 따라 시골에 계시는 외할머니를 보러 가는 상우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시작됩니다. 기차 타고 소란스러운 버스를 타고 외갓집에 가는 길은 험하기만 합니다. 버스가 가는 길은 비포장인 데다가 버스 안은 시끄러운 소리들로 가득했기 때문입니다.

 

생각해보면 요즘은 시골도 길이 잘 되어있어서 오가기가 쉽지만 옛날에는 비포장이 많았죠, 그런데 영화를 보니 그런 장면들도 다 그리운 추억이다 싶었습니다. 외할머니가 지내시는 집은 심지어 굉장히 오래되어 보이는 곳이었습니다. 할머니는 들으실 수는 있지만 말은 못 하는 분이었습니다. 처음 보는 외할머니와 낯선 집에 상우를 남겨두고 잠시 후 가버린 엄마, 저였다면 벌써 바로 눈물바람이었을 것 같습니다. 엄마가 가고 상우는 할머니에게 못된 말을 하는데 어린아이지만 정말 얄밉더라고요. 철없이 자라온 아이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는 상우였습니다. 밤새 시끄럽게 게임을 하면서 할머니를 곤란하게 하더니 볼일 볼 때는 또 할머니가 가지 못하도록 하는 모습, 요강도 오랜만이네요~! 할머니도 처음 보는 귀여운 손자이지만 어리둥절해하는 표정에서 당혹스러움이 느껴졌습니다. 마룻바닥과 방 안에서 인라인을 타다니 다른 어른이 있었다면 상우는 아마 엄청나게 혼났겠습니다.ㅋㅋㅋ

 

그러던 어느 날 상우에게는 큰일이 생깁니다. 바로 게임기의 배터리가 떨어진 것인데요, 돈을 안 준 할머니에게 요강을 깨고 신발을 던져버리고 낙서를 하는 등의 심술을 부리는 상우, 급기야는 할머니의 비녀를 훔쳐서 배터리를 사러 나갑니다. 우여곡절 끝에 가게를 찾아가지만 시골에 그런 게 있을 리가 있겠습니까?ㅠㅠ 결국 배터리는 사지 못하고 길을 잃은 상우, 이쯤 되니 얄미운 상우가 아이는 아이다 싶었습니다. 그렇게 다시 돌아와 할머니의 눈치를 살피는 상우의 모습이 귀엽더라고요. 이쯤부터는 상우도 할머니에게 정이 붙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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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에서 이 영화의 명장면 중 하나가 등장합니다. 바로 켄터키 치킨 사건! 먹고 싶은 것이 없냐고 물어보는 할머니에게 상우는 피자, 햄버거, 켄터키 치킨이 먹고 싶다고 하고 할머니는 치킨이 닭이라는 것을 알게 되시면서 상우를 위해 비를 뚫고 외출을 해서 오십니다. 그러나 기대감에 가득 찬 상우를 반기는 것은 바로 닭백숙...! 이게 무슨 켄터키 치킨이냐며 눈물을 훔치는 상우의 모습은 아직도 영화 집으로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장면이 아닐까 싶습니다.

 

 

어느 날 할머니와 시장에 나가게 되고 할머니는 장에서 물건을 팔아 상우에게 신발과 짜장면을 사주십니다. 영화 내내 상우를 향한 할머니의 사랑을 느낄 수 있었지만 이 시장 장면에서는 그런 할머니의 사랑이 더욱 크게 느껴졌습니다. 자신은 짜장면을 드시지 않으시고 손자에게만 사주시는 모습을 보면서 상우는 자신이 그토록 사고 싶어 하던 배터리 사는 것을 포기합니다. 상우도 철이 조금은 들었나 싶었는데 자신이 좋아하는 소녀, 혜연이를 발견하자마자 바로 할머니를 소홀하게 대하는 상우였습니다.ㅋㅋㅋ 추억의 영화답게 엽기토끼까지 등장합니다.

 

볼일 보고 뒤늦게 오시기로 한 할머니를 기다리는 상우의 모습이 귀엽습니다. 버스 몇 대가 왔다가 갔는데도 오지 않는 할머니, 지금 보니 할머니가 걸어오신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더욱 마음이 아팠습니다.ㅠㅠ

 

 

할머니에게 머리를 조금만 잘라달라 하지만 엄청 많이 잘린 머리를 보며 절망에 빠진 상우의 모습은 정말 귀여웠습니다. 할머니에게 하는 못된 말버릇을 고치지 못했지만 이제는 할머니께서 하고자 하는 말을 알아듣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할머니에게 스며든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사랑의 라이벌? 철이에게 사과할 때도 참으로 귀엽더라고요, 양 무릎에 피는 철철 나고 머리에는 보자기를 쓰고 신발을 질질 끌면서 집으로 가는 상우는 뒤늦게서야 포장지에 싸여있는 오락기와 용돈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제야 할머니가 버스를 타지 않고 걸어오신 이유를 더욱 잘 알게 되었습니다. 할머니는 배터리 가게를 바라보던 상우의 눈빛을 놓치지 않은 것이었습니다. 이때부터는 아마 보고 또 봐도 눈물이 날 것만 같은 장면들의 연속이었습니다.

 

 

엄마가 데리러 온다는 편지를 받은 상우는 이제는 할머니와의 헤어짐이 싫어서 눈물을 흘립니다. 혼자 계실 할머니가 걱정된 상우는 할머니를 위해 바늘에 실도 충분히 꿰어놓고 할머니를 위한 그림엽서까지 만들어놓고 갑니다. 상우를 보낸 할머니가 집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밝은 음악과 함께 보여주지만 아마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은 눈물이 나는 장면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영화 집으로는 외할머니와 손자가 지내는 모습에서 나올 수 있을 장면들을 보여주지만 그 속에서 보인 할머니의 사랑은 보고 또 봐도 감동적이었다. 할머니께 더 잘해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영화입니다.

그리고 상우, 유승호 배우의 굉장히 귀여운 모습이 영화의 또 다른 볼거리로 철없는 손자로 나왔지만 볼수록 너무 귀여워서 할머니도 그런 손자를 사랑할 수밖에 없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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